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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아이와 함께 지켜보며

공동체에서 아이 키우기 제 6 편

2018-05-14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주일학교에서 원수(怨讐)를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들은 나는 선생님께 손을 들고 큰 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그럼, 김일성 원수(元帥)도 사랑해도 돼요?” 얼굴이 발갛게 변한 선생님은 어쩔 줄 몰라 하셨고, 나중에 나는 엄마로부터 어디 가서 그런 얘기하면 큰일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40년이 흘러 우리는 모두 꿈인가 생시인가,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포옹과 건배를 보며 평화의 발해를 꿈꿨다. 

이전 블로그에서 용서를 체화하지 못한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 우리 전 세대는 식민화와 전쟁과 분단을 경험했고, 우리 세대도  반공교육을 받으며 자라났으니 용서란 마치 한번도 맛보지 못한 옥류관 평양냉면 같은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한반도 땅에서 교회와 가정이 이야기하는 용서는 하늘나라만큼 멀고도 어려운 이야기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세대에게 대대로 물려 내려온 전쟁의 상흔과 원한을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주어서는 안될 때가 왔다.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평화로운 한반도와 지구 곳곳을 물려주려면 우리는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를 대신하여 매듭 진 것을 풀어내야 한다.

사실 아래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글을 붙잡고 몇 주 동안 씨름을 하였다. 머리와 양심을 쥐어 뜯으며 난 과연 아이들을 키우기에 적당한 엄마인가, 내가 과연 뭔데 신앙 공동체의 교육을 이야기한다는 건가 고민했다. 그런데, 남북 정상회담을 보며 울컥 나온 눈물을 훔치는데 이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 날 밤, 우리 아이 아빠가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공동체 모임에서 나누고, 고등학생인 막내 녀석 친구들과 이웃들과 실향민이신 시아버님과 함께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나서 정상회담 마지막 장면을 보며 아리랑을 함께 흥얼거렸다. 흥청망청 떠들던 고등 녀석들도 숙연하게 지켜본다.

진정한 교육은 우리 마음과 몸이 살아낼 때 이루어진다. 옆집 아줌마 욕을 해가며 아이에게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 할 수 없듯이 여태 남을 헐뜯던 좁쌀 같은 마음을 좀 넉넉히 키워서  옆집 아줌마네랑 부침개 하나라도 미안해 하며 나눠 먹을 때 아이도 꿈틀 변하지 않을까? 

개성 할머님 음식 솜씨이야기라면 지금도 침을 삼키시는 팔순 넘기신 시아버님과, 돌아가신 함경도 출신 시어머님 닮아 생선 머리도 달다고 먹는 남편과, 김정은 헤어스타일을 흠모하는 아들 녀석과 함께  유라시아 열차를 타고 영국에서 한반도까지 평화 여정을 달릴 날을 기대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아이와 함께 지켜보며



기독 공동체에서 교육의 과제는 무엇인가?

살아있는 교육은  살아있는 교회공동체에만 속해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공동체(어린이집과 학교)는 진실한 형제애와 섬김의 영성으로 살아가는 어른들의 공동체의 일부인 것이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으로 이기심과 소유욕에 맞서는 교회공동체에서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자질들을 꽃피우고 타인을 섬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난다. 여기서 아이들의 삶은 자신들의 신앙을 갈구하는 거룩한 내적 필요에 따라 결정된다. 교회의 살아 움직이는 신앙의 힘에 좌우된다는 말이다. 부모 교사 아이들 모두가 교회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이 모두가 포함된 일치를 이룰 때 제 구실을 해 낼 것이다. ‘교회’의 믿음과 사랑의 영은 각 개인을 초월한 온전함이다. 이렇게 매듭 진 것을 묶고, 푸는 교회의 능력이 아이를 참되게 하며 이 거룩한 싸움이 파멸적인 고립으로부터 아이를 구원할 것이다. 이 능력은 가족의 경제적 책임을 나누는 것 이상이다; 이것은 혈연 내에 한정된 공통 관심사를 뛰어 넘는 것이다. 여기서 이 아이는 성인기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인생 전체의 그림을  중요한 활동들과 관심과 걱정들로  채울 것이다.  

부모의  영적 감성적 육체적인 성격이 태아나 영아에게 영향을 중요하게 끼치는 동시에, 교사들과 온 공동체도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가장 강한 교육의 기본은 본보기다. 아이는 그들이 보고 경험하는 모범을 따라 거의 저항하지 못하고 따라가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영성과 생기로 가득 찬 모범을 경험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교사와 교육자들뿐 아니라 공동체가 전체적으로 아이들의 인생의 틀을 잡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 맞다. 

교사의 봉사는 아이들을 향한 교회의 전체과제를 요약한 셈이다:말씀의 종(목회자)과 청지기(재정책임)도 아이들을 위해 일한다. 이런 봉사는 교회에서 가장 고귀한 일 중의 하나이다.

만약 우리가 여기서 언급된 내용의 조금이라도 이해를 한다면, 우리는 어떤 공동체에서나 서로를 형제자매로 사랑하며 섬기고 아이들을 우선시하여 이들을 더욱 아이답게 키우는 일에 힘쓸 것이다.

교사들과 공동체의 필수적인 협력

어린이집과 학교와 같은 아이들의 공동체와 공동체 전체, 특별히 정회원 모임 (완전히 삶을 헌신한 공동체 멤버들) 사이의 활발한 만남과 이해가 이루어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연령대가 높은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공동식사를 하는 시간은 전적으로 아이들을 위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학교 교장을 통해 공동체 정회원들이 아이들의 공동체가 하고 있는 공부나 그 밖에 경험하는 일들을 공유해야 한다. 우리는 이 일을 독단적으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교사들과 함께 ‘아이들의 공동체’가 깊고도 생기 있게, 나머지 공동체와 정회원 모임이 함께 길을 찾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한 팀이 되어 일하며 최소 한 주 1회 이상 만나야 한다. 교사들 간의 정기적인 나눔이 없으면 그들은 아이들의 내적인 상황을 가늠할 수 없을뿐더러 학교 생활의 전반적인 진행 상황과 ‘아이들의 공동체’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흘러 가는지 볼 수 없다. 온 공동체에 기쁨을 가져오도록 교사들은 자주 아이들의 노래나 시 낭송, 특별 활동에 대한 발표회를 주도해야 한다; 아이들의 공작 활동이나 학교, 어린이 집의 활동들이 전시되도록 말이다.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공동체의 그 누구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공동체’에 대한 모든 이들의 관심은 즐거움과 활기를 불러 올 것이다. 정회원 모임에 속한 모든 이들은 마음과 정신의 활동이 자신의 일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공동체에서 아이들 교육> (한국어 미발간)에서

오지니의 공동체에서 아이 키우기 시리즈를 더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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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니

오지니는 영국 다벨 공동체에서 살면서 용서하고 사랑하며 가족, 이웃들과 하나님 나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보이스 블로그의 한국어 변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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