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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같은 기도 생활

공동체에서 아이 키우기 제 7편

2018-07-12

지니는 에버하르트의 공동체 교육 소책자를 번역하며 양육 체험을 연재로 쓰고 있다.

우리 가족은 영국의 기독교 공동체 다벨 브루더호프에서 지금 십칠 년째 살고 있다. 장애를 갖고 있는 두 딸 아이, 날라 다니는 사내 아이 두 명, 홀로된 시아버님, 혈기왕성한 남편과 살면서 외국인들과 신앙생활을 하루 종일 하고 있다. 정말 할 말이 무궁무진하다. “국제 평화 공동체 브루더호프 사람들의 한식 베스트”라든가  “영어 못해도 살아 남는 법” 같은 글은 눈 깜박 안하고도 쓸 텐데, 막상 거창한 포부를 가지고 연재하기 시작한 블로그는 쓰려고 하니 눈만 껌벅거리게 된다. 문제는 에버하르트 아놀드다. 우리 공동체 교육의 주춧돌을 놓은 이 분의 글을 번역하는 일은 내 양심에 한 땀 한 땀 수를 새기는 것 같이 아프다. 나치 치하에서 히틀러에게 회개하라는 사랑의 서신을 끊임없이 보낸 이 분은  나를 쿡쿡 찌르신다. “정말 예수님 마음으로 아이를 기르고 있습니까?” 헉!     

 그런데 놀랍게도 어제 공동체  모임에서 내가 머리를 쥐어 뜯으며 번역하고 있는 글이 읽혀졌다.

공동체의 모든 멤버들은 ‘성령’을 깊은 경외감으로 대해야 한다. 이는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적용되는데 아이들의 양육 문제를 다룰 때 더 두드러진다. 거룩한 성령에 대한 경외감은 부모에 대한 공경으로 표현된다. 하나님께서는 아버지를 가장으로 임하셨다. 아버지는 성령을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그리스도를 비추어야 한다. 어머니는 성모 마리아처럼 교회가 그리스도를 반영하듯이 아이처럼 되어 어린 시절의 놀랍고 신비로운 경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교회와 교회가 섬기는 일에 대한 존경심은 성령께서 이 모든 것을 충만케 하실 거라는 외경에서 비롯된다.

이 말씀을 들으며 몇 년 전에 겪었던 모임이 생각이 났다. 공동체의 멤버가 되기로 결심한 한국인 부부 두 쌍이 나이 드신 공동체 어르신과 함께 성경말씀을 읽던 중이었다. 통역자로 들어가게 된 나는 참으로 가슴 떨리는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어르신께서는 정말 열정적으로 바울 서신에 나타난 남편의 역할을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으로 이끄셨듯이 남편도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한 남편이 고개를 떨군다. 고개를 든 그의 눈 속에 눈물이 하나 가득했다.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이 예수님처럼 가족을 사랑합니까?”

예수님을 십자가 위에 버려두고 도망갔던 제자들처럼 우리 부모들도 얼마나 모든 책임을 내 버리고 싶은 때가 많은가? 그런데 그 도망자, 배반자 베드로가 성령을 체험하고는 교회를 세운 반석이 되었다. 고개 숙였던 이 아빠도 성령께 모든 것을 내맡기고 씩씩한 아내와 함께 이제 아들 네 명을 이끌고 덩실거리며 살려고 무지무지 애쓴다. 어린 아들이 자신의 못된 행동을 솔직히 고백하면서 예수님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엄마 아빠가 그만 덜컥 성령을 받아 들인 또 하나의 기적! (여호네야, 오늘도 잘 살고 있제?)   

jhj singing미국 공동체 식구들에게 한국 노래를 선보이는 여호네 아빠, 엄마 

성령체험은 마치 아이를 잉태하여 낳고 기르는 일과 같다. 어쩔 때는 정말 억지로 일어나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고, 투닥대다가도 남편에게 고기 한 점 더 내미는 것이다. 너무 할 일이 많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도 다 내려 놓고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들과 저녁 찬양을 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외로워서일까 자꾸 참견하는 말 많은 이웃 할머니에게 굽은 어깨를 꼭 안아드리는 것이다.   

나는 이 성령 체험이 어린아이처럼 하는 기도에서 나온다고 본다. 우리 딸들은 자기 전에 기도를 꼭 요청한다. 세월호 아이들과  또래인 큰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엄마, 도와줘!’라고 하는  딸아이를 보며 우리 부부는 큰 믿음의 시련을 겪었다. 가뜩이나 장애로 심신이 약한 아이에게 왜 이런 어려움이 왔을까? 이렇게 고개 숙인 우리 가정에게 교회 공동체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마음이 험악해지면서 도움의 손을 밀치려 했다. 그때, 당시 아들을 처참하게 잃으신 교회어른께서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성령께서 일하시도록 당신이 물러나야 합니다!” 잠 못 자는 아이를 내 품에 끼고 다른 가족들을 돌보지 못하면서 나는 추락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게 말씀하셨던 어른의 붉어진 눈 속에 그분이 겪은 싸움이 보였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입니다! 절대로 의심해서는 안됩니다.”  갑자기 내 굳은 마음이, 온갖 의심으로 조여졌던 머리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그러면서 아이의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온 교회 공동체가 힘을 모아 아이가 최대한 안정감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엄마와 아빠가 할 일은 자기 전에 하나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 들려주는 것이다.

“오늘 밤에는 천사 몇 명이 지키러 올까?”(엄마가 선창, 곡조는 자기 마음 대로 지으시길!)

 “진짜 진짜 많이 와요.(큰 딸이 이어 부른다)”

“오늘 밤에는  천사 몇 명이 올까?”

 “둘!”(작은 딸이 부른다. 이 아이에게 숫자 둘은 하나님의 시간처럼 무한한가. 왜 늘 두 명이지?)    

 


 

어린아이 같은 기도 생활

우리 공동체에는 많은 어린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 중의 많은 이들이 교사로서 어린아이를 돌볼 기회를 갖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이 우리를 얼마나 신뢰하며 우리가 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이 하나님을 가깝게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어린아이들에게 하나님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아마 처음에는 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 수 있겠다. “저 하늘 높이 별 어딘가에 참 좋으신 분이 살아 계시는 거 아니? 네가 키우는 누렁이나 친한 친구들처럼 아주 활동적이셔.” 이렇게 말을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 움직이시는 좋은 분이 우리를 돕고 싶어하시며 말씀하시길 원하신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나도 알아요. 저 별들 위에 천사들이 살고 있잖아요! ”

“그래, 그런데 저 천사들 위에는 더 빛나고 선하고  활기찬 분이 계시단다. 우리 같이 큰 어른들도 이 분을 이해하기 어려워. 우리는 이분을 하나님이라고 부른단다!” 그러면 이 작은 아이는 이 말의 의미를 희미하게나마 감지할 것이다. 어른들처럼 인지적으로 알아채지는 못할지라도 아이의 조그마한 가슴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선하고 살아 역사하는 분을 느낄 것이다.

아이에게 말을 더 건네보자. “그렇다면 네 어린 마음에도 좋고 선한 것이 무엇인지,  천사들과 별들 위에 계신 위대하시고 선하신 분을 느낀 거나 마찬가지야. 이 굉장하고 살아계신 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네 마음 속으로 느껴야 해. 네 마음을 다해 이 위대하고 좋은 분을 찾아야 돼. 그리고 그분께 말씀을 아뢰렴. 먼저 감사를 드리고 ‘순종하겠습니다.’ 하는 거야. ‘순종’이라는 말은 ‘귀기울인다’, ‘말씀을 듣는다’라는 말을 뜻한단다. 만약에 우리가 정말 선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운다면, 그때야 비로서 우리는 순종하며 따르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거야.”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기도의 시작이다:                                              

만약 아이가 배가 고프다면, 아이는 먹을 것을 달라고 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싸웠다면  아이는 상대 아이를 달래려고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는 ‘주기도문’  안으로 깊이 인도를 받을 것이다. 악한 기운, 다투기,적대심을 발견할 뿐 아니라 이런 악을 이길 수 있는 승리를 향해서 말이다( 이것이 주기도문이 바로 말씀하는 바다). 아이는 단지 희미하게 인지할 지는 몰라도 어른들이 하루에 이백 번씩 주기도문을 읊조리는 것 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많은 아이들은 확실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훨씬 더 생생히 느낀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우리도 하나님께 아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이 동심의 진정한 의미다. 이런 동심 없이는 누구도 믿음을 찾고, 유지할 수 없다. 작은 씨앗 같은 살아있는 믿음이 산을 움직인다 하지 않았는가?

당신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고,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당신이 다스릴 나라가 올 것입니다. 당신의 통치는 별들과 천사들에게까지 미치고, 저희 마음과  삶에도 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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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니

오지니는 영국 다벨 공동체에서 살면서 용서하고 사랑하며 가족, 이웃들과 하나님 나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보이스 블로그의 한국어 변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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