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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평화에 관한 두 권의 책

2018-12-27

병역을 고민하는 K군에게,

나이가 스물살이니 이제 병무청에서 신검 통지를 받았겠구나.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나는 아직도 그날을 기억한단다. 왜냐하면 면제받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거든. 덕분인지 아니면 시력검사전에 눈을 비벼서 초점을 흐리게 탓인지 4 보충역(지금은 사라진 방위병) 판정을 받았어. 나중에 친구들에게 무용담으로 얘기하던 생각도 난다.

군대, 병역, 또는 국방의 의무 등등 여러 말로 표현되는 경험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짊어지어야 할 고역이지. 너도 이제 길을 있을 만한 나이가 되었다는 점에서 먼저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이야기를 하기 전에 20 전에 내가 겪었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1997 나는 결혼한 새신랑으로서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공동체를 방문하게 되었지. 일주일 머물렀던 짧은 기간에 내가 기억하는 가지 것이 있는데 하나는 교회의 일치에 대한 것이었고 하나는 어떻게 기독교인이 군복무를 있느냐는 다소 생뚱맞은 질문이었다.

나이 26살에 처음으로 받아 질문 - 어떻게 기독교인으로서 살인을 연습할 있습니까 라는 질문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 군복무마저 마친 내가 처음 받아본 질문이었고, 병역의무란 그저 신성한 것이려니 생각했던 내가 갖고 있었던 어떤 전제에 대한 도발이었으며, 신앙과 병역이라는 주제가 아무런 갈등없이 나란히 존재하고 있던 사고에 금을 내는 망치질의 시작이었어. 그렇다고 질문을 받은 내가 공동체의 형제자매들과 격론을 벌였다는 것이 아니고. 그냥 조용히, 더듬거리는 영어를 구사하는 내게 공동체의 형제자매들이 그냥 지나가는 같은 뼈가 있는 충고랄까. 하여튼 잔잔한 영혼의 호수에 떨어져 파장을 일으킨 자갈 돌맹이 같은 질문이었단다.

그후 나는 기독교 역사에서 병역이나 전쟁을 거부했던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의 이야기와 폭력을 거부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던 그룹들과 평화의 노력을 경주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사실 우리가 믿고 있는 주류 또는 정통 신학이라는 것은 이들의 존재와 희생을 애써 무시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런 말이 있잖니.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교회사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만 반복되어 나오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이야기쯤으로 치부되거나 별로 중요하게 다루어 지지 않지.

 

book_face of peace

《평화의 얼굴: 총을 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의 명령, 김두식 지음,  교양인,  2007

 

오늘 네게 소개하고픈 첫 번째 책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에 관한 이란다. 특별히 네가 정독할 부분은 책의 4장에서 6장이야. 여기에는 사실 초대교회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병역을 거부했던 수많은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내게는) 충격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한국사회에선 여전히 이단들이나 하는 짓거리로 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유별난 사람들의 기이한 행동으로 여겨질지언정 사실 병역 거부의 역사는 기독교 역사 만큼이나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평화주의는 기독교 신앙의 정수라 있는 예수님의 산상수훈 핵심 내용 중의 하나라고 있겠구나. 다시 말하면 병역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기독 신앙의 곁가지가 아니라 기독 신앙의 본질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모든 제자들이 걸어가야 길인 것이야.

하지만 병역을 앞둔 네게 책을 소개하면서 나는 네가 길을 가라고 강권하거나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병역 거부의 길은 좁고 험하며 한국 사회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할 길인데 그런 길을 가겠다는 결정을 권으로 또는 짧은 글로 또는 (병역의무가 없는) 다른 나라에 사는 내가 강요한다고 일이 아니지. 그건 나도 알고 있단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책을 읽어본  모든 사람들의 양심이 깨어나고 성경이 말하는 바를 새로운 마음가짐과 새로운 눈으로 바라 있길 바랄 따름이지.

book_language of peace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  병역거부가 말했던 , 말하지 못했던 > 임재성 지음, 그린비, 2011

 

번째 책을 소개하기 전에 내가 공동체에 만난 소중한 친구이자 형제이며 내겐 친할아버지 같았던 분의 얘기를 들려줄게.

할아버지 이름은 윈터. 이제는 작고하셨지만 우리 가족이 공동체에 왔을 우리를 따듯하게 맞이해 주신 분이야. 존은 영국에서 태어났고 세계2 대전이 발발한 후, 영국이 참전을 결정할 나이가 스무살이었어. 당시 많은 영국의 젊은이들이 조국수호를 위해 전쟁에 참여하거나 다른 여러 분야에서 전쟁에 일조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존은 일찍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등록을 했지만 그가 생계를 이유로 일하는 공장에서도 전쟁에서 쓰일 탄피를 생산하게 되지. 병역거부자가 전쟁에 쓰일 탄피를 만들다니 존은 며칠 밤을 고민했고 끝내는 확신에 차서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병역 거부는 삶의 방향을 트는 중요한 계기임에는 틀림없었지만 그후의 대안을 고민하면서 평화 공동체에 입회하셨지. 공동체는 당시 영국 정부로부터 쫓겨나 머나먼 파라과이의 정글로 이주하지. 파라과이에서의 생활은 정글과 싸우며 각가지 풍토병에 시달리며 사는 아주 혹독한 생활이었어.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선택한 삶이었기에 결코 후회는 없으셨단다.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번째 책은 한국 사회에서 병역을 거부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어 있단다. 주변의 병역거부자를 접할 기회를 갖기 힘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나마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있다면(특별히 6) 그것이야말로 책을 사서 보아야 이유가 되지 않겠니?

책을 읽어보면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양심의 목소리에 귀기울인 탓에 입영을 거부하거나, 입대하여 군복무 가운데서 병역을 지속하길 거부하고 차가운 감방에서 오랜 시간을 버티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고 사회가 그들을 영웅시하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냉대와 조소 또는 무관심.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매력적일 없을지라도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받아안아야 또 다른 십자가의 명령처럼 느껴지더구나.

물론 양심과 신념은 단지 권의 책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아니지. 할아버지가 자신이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수많은 낮과 밤을 고민하고 갈등하고 씨름했던 것처럼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주제를 갖고 고민하고 씨름해야 한다. 그런 갈등과 흘림이 없다면 우리 삶은 겉으론 평안해 보일지라도 결국 알맹이 없는 껍질 쭉정이처럼 되고 말거야.

날씨가 추워진다. 건강 조심하자.

 

다벨에서

케빈 

 


오케빈은 영국 다벨 브루더호프에서 우체부요 형제로서 팔순 청춘인 아버지, 부인 지니와 십대 아들 딸을 키우며 평화롭게 살려고 무지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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